세미나 정책 논평2011. 11. 1. 09:05

10·26 재·보궐선거 여파로 여야 모두 비상이다.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드러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진영 모두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당 해체 용어까지 등장했다. 민주당은 차기 지도부 구성과 진로문제로 백가쟁명이다. 선거 결과가 그만큼 정치권에 던진 충격파는 크고 광범위하다. 게다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 시민사회단체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어서 정당의 존립기반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국민은 표로 분명하게 말했다. 구 시대적 정당정치, 권력정치, 이념정치의 종식을 요구했다. 대신 국민의 구체적인 삶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하는 생활정치, 건전한 상식에 기반한 책임정치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소통과 통합의 가치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주었다. 정당정치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깊은 성찰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 현재 각 정당은 생존을 위해 자성·변화·혁신·쇄신 등 온갖 용어를 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목소리는 한두 번 나온 게 아니다. 특히 한나라당에는 최근 단골 메뉴가 돼버린 느낌이다. 필자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올해 4·27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때도 지금 상황과 흡사했다. 그럼에도 불과 몇 개월 만에 또다시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성다운 반성을 하지 않았고, 리더십 교체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체질 개선’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세론’에 안주하면서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했다. 소통을 위한 노력과 국민불안 해소 위한 대안 제시에도 실패했다. 더욱 심각한 건 문제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홍준표 대표 등 일부 지도부는 10·26 재보선 결과를 놓고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시장은 내줬지만 기초단체장 선거는 자당 후보들이 승리한 데 따른 연유다.

이 같은 평가를 한나라당 불모지인 광주에서 소통과 통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필자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집권여당으로서 호남지역에 후보조차 내지 못한 정당이 한나라당이다.

10·26 재보선 때 호남지역은 전남 5곳, 전북 2곳에서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을 선출했다. 입후보자는 모두 22명. 이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불임정당’의 화살은 한나라당이 더 아프게 맞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진정한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호남에 더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야한다. 더구나 집권당으로서 그 책임은 더 막중하다. 지지하지 않는 지역과 계층도 품어야 하는 게 정치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나라당은 민심을 되찾고자 다양한 쇄신안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소통과 통합이라는 시대적 흐름과 국민의 눈높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내년 총선에서 의석수 확보와 대선 승리라는 정치공학적 차원으로만 접근한다면 더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국민이 요구하는 건 ‘발등의 불’을 끄는 능력이 아니다. 국민의 불안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공감 노력, 진정성 있는 소통과 포용력, 새로운 비전 제시 그리고 지속적인 실천력이다.

이런 노력들을 보여주지 못하면 민심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몇 개월 뒤 또다시 위기와 변화, 자성과 쇄신을 외치려면 차라리 지금 당 간판을 내리는 게 낫다. 이는 비단 한나라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전남지역 발전특별위원장〉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세미나 정책 논평2011. 7. 31. 17:30

<기자회견문>

한나라당의 지역정당화와 최고위원 호남 배제에 대한 우려

한나라당은 지난 지방선거 이후 전국정당의 모습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다. 우려스럽게도 최근 전국정당으로서 한나라당의 위상이 더욱 흔들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새 지도부의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선임에 호남을 배제하겠다고 했다. 취약지역인 호남과 여성 또는 호남과 충청에 각각 1명씩 지명하던 관례를 깨고 총선에서 당선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올인한다면서 2명을 모두 충청권에 배정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번 홍준표 대표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호남지역에서는 “한나라당이 결국 호남을 버렸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실망을 넘어 분노로 변한 호남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나로 하여금 조용히 기다릴 수 없게 만들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호남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나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은 우리 정치발전에도, 한나라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하는 홍대표 본인의 정치적 비전에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누구보다 소통과 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여당의 대표가 특정 지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겠다고 하는 것은 소통과 통합을 향해 가는 우리 정치의 발전을 크게 후퇴시킬 것이다. 나아가 이제 역사의 뒤로 사라져 가는 지역갈등과 분열을 다시 부추길 수도 있어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홍준표 대표의 구상은 한나라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최근 호남에서 지지율을 꾸준히 높여왔고, 호남인들도 한나라당과 소통하려는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지율이 떨어졌지만, 호남에서는 이전의 득표율보다 3~4배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한나라당은 이러한 호남인들의 변화노력을 적극 끌어안아 전국정당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장 당선가능성이 낮다고 특정 지역을 배제한다면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감은 물론 한나라당의 전국정당화는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더구나 순간적인 표계산에 따른 전술은 이미 성숙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도 없다.

홍 대표는 2010년 7월 14일 전당대회를 앞둔 광주기자 간담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정말로 호남에서도 인정받는 대표가 되겠다. 한나라당 대표는 어느 지역의 대표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2011년 6월 27일 광주에서 열린 비전발표회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호남인들은 홍 대표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매우 컸다. 그런데 이렇게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일관된 신뢰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홍 대표의 장도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정치의 기본목표는 소통과 통합에 있다. 나는 이런 신념으로 2008년과 2010년에 걸쳐 한나라당으로는 가장 어려운 지역인 광주에 두 번이나 출마하였다. 그것은 목전의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광주와 대한민국의 소통과 통합을 위해서, 그리고 호남이 없는 한나라당의 불구정당화, 지역정당화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2010년 광주광역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역대 최고인 15%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아 광주시민들이 한나라당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추세는 지금도 현장에서 뛰는 당원 동지들의 열정에 의해 더욱 확장되고 있다.

그런데 최고위원 호남배제론은 소통과 통합을 위해 헌신하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호남주민들과 당원들은 홍 대표의 의중이 잘못 전달되었고 최종 결론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호남 유권자들은 아직 홍대표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호남주민들과 당원들, 그리고 성숙한 국민들은 우리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인 소통과 통합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바라며, 홍준표 대표가 한나라당의 전국정당화를 위한 역사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11. 7. 31

한나라당 광주·전남 지역발전특별위원장

정 용 화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